8월 3-4일의 조행
휴가하면 섬진강으로 가야된다고 육법전서에 써있는것은 아니지만 의례 섬진강으로 갈 계획을 세우고 숙박편을 알아보고... 마눌과 애덜이 절대 안된답니다. 이유는 겁나 많지만 일일히 거론하긴 좀 머시기해서 한가지만 말해볼작시면 강변은 너무 덥답니다.쩝 반란군의 동시다발적이고 무차별적이며 막무가내식 폭력에 맞서 의연히 나의 섬진강사랑을 역설하기엔 반란군의 세가 막강해 토벌에 실패하였읍니다. 가까운곳으로 처가집식구와 같이 물놀이겸 술판을 벌리러 가서 열쉬미 은어 삼겹살만 굽고 심부름하고 하다보니 벌써 이박삼일이 지났더군요. 피곤하다고 담날 또 애덜대리고 물놀이 가자는걸 무릎아프다고 좀 쉴터이니 애덜만 보내자고.... 아예 백기를 들고 나 잡아잡숴유하니 그때사 반란군덜이 교섭안을 내놉니다. 심형래님이 뭔 영화를 맹글었다는디 그영화 관람료와 간식거리 그리고 나중 섬진강에서 돌아올때 맛있는것 사오기... 전부 들어주시로 하고 아침일찍 길을 나섭니다.
일주일만에 오는 섬진강이지만 잔뜩 구름이 끼어서인지 지리능선은 아예 보일기미가 없고 강바닥만 후끈거리는데 씨은어 확보하려 훌치기 몇번해보았지만 얼치기 꾼에게 걸려드는 은어는 없고 괜한 채비만 망가지더군요. 용수님에게 씨은어를 부탁(가장 팔팔한넘으로다 주시더군요)그날 중간여울에서 이십수가량했나 봅니다. 저에게는 평균작이지요. 집에 전화걸어 반란군들의 동정을 살펴보니 애덜은 전부 물가로 놀러나갔는데 마눌은 배구단에 운동갔다가 다리가 삐어 누워있답니다. 젊은 애덜이 널러댕긴다고 사십대 아줌마가 블로킹뜨다 발목이 꺽였는데 젊은 처자가 힘차게 발목을 밟아줘서 겁나 아프다고 헙니다... 갈등이 생기더군요. 집으로 가자니 그렇고 안가자니 또 미안스럽고... 결과적으로 돌아가는것이 좋았을것을.... 담날 비온다고 하기에 눌러앉았읍니다. 저녁을 함께 먹은후 이운님이 채비만드는것을 가르쳐 준다고 하기에 하늘이 내린기회다 생각하고 이것저것 캐물었는데 하나하나 자세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고맙단 인사하마디 못하고 그냥저냥 돌아와서 미안하더군요. 짧은시간이었지만 지금까지의 의문점이 속시원히 풀리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이틀동안 운영자님들의 섬진강사랑과 은어사랑을 마음깊이 새기며 낚시했고 쏘라인님과 태화님의 낚시모습을 유심히 보면서 역시 끈기와 체력이 중요하다는것을 절감했읍니다. 담날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포인트관찰하다보니 조과가 더 떨어지더군요. 더운 강바닥에서 그래도 이틀 좋은 조행이었읍니다. 도움주신 여러분 고마웠구요. 신세는 두고두고 갚을랍니다. 사진하단의 태화님의 오전조과입니다. 사진을 허락해줘서 고맙습니다. 역쉬 얼굴바쳐주고 맘씨좋으신 분덜이 낚시도 잘한다니까요. 지리산 능선이 어둑해질때까지 강바닥에서 은어의 유영을 지켜보았읍니다. 이들도 이제 슬슬 힘이 붙어가나 봅니다. 꼬리바늘 목줄도 한번 나가던걸요..ㅠㅠ 담주에 뵙지요.
피에수:요즘 낚시하면서 강변에 분실사고 조심하셔야 겠네요.쩝 사람이 많다보니 ... 저도 은어살림통 잊어버릴뻔했는데 다행이 일찍 발견해 찾긴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