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

바람2

추운여울 2011. 1. 20. 13:09

바람이 불고 있읍니다.
아직도 찬바람이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든 이월이고 봄이 멀지않았기에 맘이 바빠집니다.
여러가지 대물찬스중 가장 꾼들의 뇌리에 뚜렸하게 각인된 산란전 입짓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올것이 확실한 이월입니다.
꾼은 움직여야 합니다.
대물꾼은 움직여야 대물꾼입니다.
웅크리고 주저앉고 포기하면 예전엔 대물꾼이었을지 몰라도 현재는 아닙니다.
살아움직이는 .... 펄펄날고 끈기있게 차가운 혹한의 밤바람속에 아린눈 비비며
한밤 쾡한 눈으로 살아움직이는 대물꾼이 무척이나 그리운 요즈음입니다.

목요일 초생달님이 출조를 제의합니다.
머나먼 신안섬으로의 이박삼일 출조를 말입니다.
사실 1980년도 후반부터 낚시는 또하나의 바람이 불었나 봅니다.
대물낚시 그리고 섬낚시 내림낚시로 표현되는 장르들...
사실 남녁의 조사님들에게는 얼음낚시가 실종된 터에 손맛갈증을 해소할수있는 섬낚시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지요.
남도 낚시인과 소수의 메니아에게 문호가 개방되었던 섬낚시에대한 여러가지 전설은 서해안 고속도로가 목포까지
개통된 이후 여러메니아들에게 두루 손맛볼기회을 제공하였지만 현재에 있어선 여기도 사람손을 많이타서인지
신통치 않나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섬낚시를 다닐 기회가 없었읍니다.
좀 멀긴해도 진도나 해남 고흥이 차라리 맘에 들었던것은 저에 직업때문인지도 모르겠읍니다.
섬이 좀 멀긴하다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연근해에 펼쳐진섬이 멀먼 얼마나 멀겠읍니까만
그래도 육지와의 단절은 상당한 부담감으로 저에게 다가오더군요.
못나오면 일단 업무마비에...

사실 초생달님의 출조제의에 상당히 망설였읍니다.
날씨도 검색해보고 여기저기 조황도 알아보고...
금요일은 무척이나 바쁜날이기에 아무리 업무를 빨리끝내더라도 힘들것 같아 여기저기 양해도 구해보고...
하지만 낚시준비는 하나도 못한채 출조를 토요일로 미뤄야만 했읍니다.
생업이 먼저기에...
붕어는 항상 나를 기다려줄것이기에
낚시한번하고 말것이 아니기에...
변명이겠죠...ㅎㅎㅎ

목포 북항에 도착하니 뱃시간이 둬시간 남았더군요.
목포 여객터미널에서 하의도행 배에 승선 두시간반 뱃길에 이런저런이야기 하다보니 금방이더군요.
하의도에 도착 식사하려고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별로 눈에 띄지 않아 짜장면집에서 국밥한그릇해치우고
여기저기 관망차 다녀보았읍니다.
오름형님이 알려준 일호지 퇴수로도 잠시 찍어보았지만 물색은 맑고 무언지 모를 입짓이 번개처럼 왔다가는것이
필이 꼿치지 않아 여기저기 수로를 둘러보았답니다.
간혹 물색이 좋은곳은 대를 심어 반응을 보았지만 별로 신통한 구석이 없더군요.
이호지역시 물색이 맑았구요.
상당한 거리를 이동하며 점검해본결과 그중에서 물색이 양호한곳에서 확인차 대를 펴고 잠시 입짓을 보고있는데
초생달님이 여덟치정도의 붕어를 뒤이어 저에게도 입짓이...
하룻밤을 여기서 유하기로 했읍니다.
수심은 대략 미터반을 상회하지만 물색이 아주 좋은편이기에 ...

바람이 심한날이었읍니다.
대를 펴는 와중에도 심심찮게 입짓이 와주었고 다가올 밤낚시를 기대해도 좋을 상황이었읍니다.
바람속에서 어렵사리 대편성을 마치고 밤낚시준비를 마치고 나니 바람이 점점 그 기세를 더하더군요.
일찌감치 식사를 마치고 캐미를 꼽고 밤낚시에 돌입했지만 기대하는 씨알은 나오지 않고 잔씨알만이 입짓하더군요.
열두시까지는 찌불을 보려했지만 바람이 저의 의지를 꺽어놓더군요.
밤에도 입짓은 조금씩 보는 상황이었지만 점점 입짓빈도는 줄어들고 그씨알마져 잘아져 다음날을 기대하며 잠이 들었다가
세벽 네시경에 잠시 일어나 상황을 점검하니 이룬 바람은 더 세차지고 올려본 낚시대마다 지롱이는 그대로 입니다.


다시 찌불보기가 시작됩니다.
캐미도 다시 손보고...
한시간두시간 탠트속에서 찌불보다 자다...
그러다 잠시 잠들었나 봅니다.
문을 열어놔서인지 한기가 들어 깨어보니 벌써 미명이 밝아오는데 저기압입니다.
해는 뜨지 않고 바람은 세차고 대를 전부 걷고 짐싸서 차에 싣고 다시금 여기저기 대를드리워 입짓을 기대해보지만
그 수로엔 입짓이 끊어졌는지 아침나절에 전부 올스톱이라 다시 길을 나섰읍니다.
해안가 어느 둠벙에 잠시 잔씨알 몇수하다 수로에가서 또 잔씨알희롱에 취하다 대를 접고 귀향길을 서둘렀읍니다.
오다가 헤프닝도 있었지만 즐거운 하룻밤이었읍니다.
또 언제 섬에가서 하룻밤을 유할지 모르지만 아쉬움이 남는 출조였읍니다.
서해안고속도로엔 위로 올라오면서 바람과 눈이 심하였고 가창오리의 군무가 멋있더군요.
사진기를 준비못한것이 이번조행의 유일한 옥에 티였읍니다.
하의도에서 좋은 붕어는 전부 남겨두고 왔으니 담에도 기대해도 좋을것 같습니다.ㅠㅠ

명절잘보내시고 담주에 뵙겠읍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니요.

성들은 전부덜 저에게 온라인 뱅킹이로다 세배돈 부쳐주시구요
아우님덜은 새배오면 한잔 줄탱게 세배오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