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달력이 한장밖에 남지 않았읍니다.
12월 첫째날은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봅니다.
멀리 웅포에가서 안식구 친구네집에 부탁해둔 김치공수가 토요일 나에게 주어진 지상대명입니다.
대충 일욜날 가고 싶지만 만약 게기다간 장마철에 먼지가 풀풀날정도로 터져야 합니다.
맨날 때리면 맞고 패면 터진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옆에서 왱왱거리면 속시끄런일이 많아지기에 아침일찍 낑낑대며 무자게 무건 김장독 배달 네통과 딸내미 친구(와이프임)서방님(본인임 ㅠㅠ)연말 연시 음주가무에 지칠까봐서리 아카시아꿀 한단지 참기름 한병 고구마 한박스.... 기타등등 잔뜩 짊어지고 맨날 다니던 웅포에 낚시가 아닌 이유로 다녀오니 출근시간이 다되었는데...
아들넘이 배산체육공원에 가야되는데 택시비 달랍니다.
와이프가 거금 오천냥을 털리는걸 보며 집앞에서 잠시기다리다 타라고 하니 얼굴이 해벅쩍 하니 벌어집니다.
뺑돌아서 체육공원에 대려다 주고 오천냥은 오락실가서 신나게 놀고 온나 하고 늦은 출근길을 나서봅니다.
어차피 늦은 출근길이라 여기저기 눈길을 주고 가는데 채석장밑에 왠 시퍼런 물이 보이길레 잠시 내려서 사태를 관망해봅니다.
물색이 무슨 이무기 사는곳처럼 퍼런게 심장떨리게 생겼는데 그옆으론 갈대가 한무리 서리를 맞고 서있더군요.
저기도 붕어살까??? 아침나절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저 절벽위에서 한번 던져봐... 혹 이무기 만한 붕어가 심심해서 물어줄지도 몰르잖여....

그러나 저러나 어디 한군데 내려설만한 곳이 보이지 않으니 침만 삶키고 뒤돌아 섭니다.
이 유수지에는 붕어가 살고 있을까요???

아침일 돌아가는 상황을 대충 파악하니 아무리 댕댕거려도 빠른 진척이 보일 기미가 없습니다.
세상만사 승질되로 되지 않는법이니 쉬어갈땐 아예 퍼질러 누워버리는것이 좋을것 같아 대충 마무리하고 늦어버린 출조길을 재촉해봅니다.
사실 원행을 하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발목잡는 일이 많아 다 포기하고 고창권 물색이나 살핀다 생각하고 나선 길이라 별로 급할것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절로 발에 힘이갑니다.
정읍톨케이트에서 김치찌게 한그릇 해치우고 동림지에 들러보니 물색이 뻘물기가 있습니다.
뻘물은 동림지에서는 악재가 일까요 아니면 호재일까요.
정답은 없지만 맑은 물색보다는 차라리 뻘물이 나은지도 모를일 입니다.
언제 부턴가 동림지에 배스가 있다고 하고 떡도 있다는데 ...
뽕대에 지렁이를 듬뿍달아 갈대너머 부들에 살짝 넣어보지만 미동도 없습니다.
그림은 좋은데 수심이 영 아니네요. 딱 찌두개수심에 삭은 부들이 연신 걸려나오는걸 보니 물찬지 상당히 된것 같더군요.
밤에 공들이면 한번쯤 입짓이 올것도 같은데 피곤해서 까닥까닥 졸음만 쏟아집니다.

수면에 뭔가 움직임이 포착되어 근처에 뽕대를 넣어놓고 배스라도 한마리 해보지만 입짓이 나지 않고 해서 행장을 챙겨 다시 흥덕으로 나가다 보니 전에 낚시한곳 그림이 좋아 억새를 헤치고 들어가서 한번만 더 해보지만 역시나 입니다.

흥덕에서 선운사가는길이 새롭게 단장되었더군요.
왠 터널도 생기고 조금은 선운사 가는길이 가까워진것 같았읍니다.
언제나 듬직한 노을이 선운사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여기서 초생달님을 만나 해리면 소류지로 방향을 잡아봅니다.
근데 예전에 한번 찾아가려고 혼자 뺑뺑돌다 못찾은 저수지더군요.
무조건 상류로 직행 뽕대를 넣어두고 잔입짓에 시선을 뻇기고 있다 아쉬운 맘을 뒤로하고 귀가해야 했읍니다.

물색 좋지요.

물색만 좋은게 아니라 포인트도 환상이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초생달님 대편성중입니다.

소류지 저편 능선으로 해가 숨고 있길레 아쉽지만 대를 접어야 했읍니다.

가을향기 그윽한 물가에 공간님들만을 남겨논채 홀로 상경 그날도 어김없이 음주에 망가져버린 하루였읍니다.
담날까지...
그래도 그소류지에서 초롱한 붕어의 눈망울을 보아서인지 한주가 빨리갈것 같더군요.
담주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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