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

머나먼 이천리

추운여울 2011. 1. 20. 13:30

이제저레 올가을은 바쁘기만 합니다.

 평소같으면 슬슬 마실낚시도 나갈 계절이건만 도통 시간내기가 쉽지않고 시간을 낸다해도 사실 딱히 갈곳도 없읍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만경벌을 가로지르며 하루하루 들녁이 휑하니 비어가는 것을 바라보노라니

이래저래 생각도 많아지고 추억도 많아집니다.

 추억 지난추억을 되새김질 할겸 길을 나섰읍니다.

요즘 출조객사이에 많이 회자되는 약산도라는 섬이 일차 목적지였읍니다.

무척이나 먼거리인지라 퇴근후 약간의 휴식을 취한후 이것저것 준비하고 보트까지 차에 실었읍니다.

 약산도에서 낚시하는 아우님들이 보트낚시를 하는 관계로 여차직하면 풍선탈각오하고 싣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한번도 펴보지 못하고 짐만 늘어난 꼴이었읍니다.

 여덟시에 출발 세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약산호에서 밤중에 마중나와준 아우님들과 만나자 마자 곡주부터 한잔하고 올해무용담을 들어봅니다.

전라도말로 징하게 쏴댕기는넘들이라 이말저말해도 소용없지만

이제 장가가라.

건강잘챙겨라 잔소리를 해대고 대충 맥여 재운후 근처에 낚시대를 널어봅니다.

몇대만 펴고 아침을 맞이한다는게 열대를 편시간이 세벽두시 참붕어 튼실한넘 열마리 쫙 달아놓고 숨죽여 찌불을 노려봅니다.

우측에 수초밭이 있지만 밤중에 댐볐다간 술먹은 상태에서 고생만 할것 같아 맹탕에 일곱대 수초언저리에 세대를 심어두고 밤기온이 차가울것에 대비 난로를 준비했지만 별반 춥지는 않더군요.

 남쪽이라 모기도 몇방물린것 같구요.

세시에 한수 세시반에 한수했지만 턱을 넘기질 못하는 씨알이었읍니다.

아침일찍일어나 부지런히 여기저기를 탐색하던 아우님들은 어제부터 단한번의 입짓도 못받아낸 형편으로 그넓은 약산호엔 찬바람만 횡하니 불더군요.

아침에 일어나본 물색은 뻘물... 철수를 겶정하고 일단해남으로 이동하기로 했읍니다.

 해남으로 이동하기전 마량포구에 들러 아침을 먹으면서 바라본 마량포구 음악당이 이채롭더군요.

머나먼 길을 또다시 달려 해남소류지를 들러보려 했지만 오늘저녁 몇분이 들어온다기에 양보하고 고천암에 들렀더니 제가 원하던 포인트엔 이미 선객이 자리를 잡고 있고 늦게오는 조우를 위해 받침대를 요소요소마다 설치해 두었더군요.

 포인트경쟁이 치열해진걸 보니 이포인트는 이제 포기해야 할까 봅니다.

 수초대가 빡뻑해서 왠만해선 접근하지 않는 포인트였는데 이제 대물꾼이 지천이고 수초제거기가 순식간에 포인트를 아작내는 세상이라...

포인트에 닭발내논것이 이제 이포인트는 제포인트가 아닌것으로 생각되어 씁쓸해지더군요.

겨우내 낚시를 다녀도 원형을 크게 훼손하지 않던 포인트가 누구한사람으로 이렇게 황량해져버리다니.... 허허웃고 먼훗날을 기약해봅니다.

근처에 대물꾼한팀이 둥지를 틀고 있다기에 전화로만 안부인사를 하고 백포지에 둥지를 틀었읍니다.

 화홍포냐 백포지냐를 심하게 저울질 했지만 장거리 운전에 더이상운전이 싫어서리...

제방초입엔 여러분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그위쪽 땟장과 연사이에 열대를 펴고 또다시 하룻밤을 보냈읍니다. 미끼는 지롱이와 참붕어 그리고 낚시점에 있는 삶은새우...

순식간에 정점으로 밀어붙였다 떨어져 버리는 잔씨알붕어의 희롱속에 밤이 새도록 까닥까닥 졸다깨다 보니 아침미영이 밝아오고 있더군요.

여기도 전반적으로 몰황이었읍니다. 아침나절 조황확인차 여기저기 둘러보니 전부들 입짓이 없다더군요.

 고천암에 잠시들러 선배님께 인사드리고 근처에 낚시하던 조우들에게 아침인사차 전화한후 부지런히 올라왔읍니다.

원행에 격려해주신 오름형님 그리고 이박사님 홀로님 키스님 고마웠구요.

약산호 제포인트입니다.

이제 배 그만타고 나와서 장개가거라....

멀리 제방배수구가 보입니다.

인산인해였다는데 횡하네요.

고금대교를 넘어서 봅니다.

지난겨울 쏘가리님.키스님.카이져와 철부선 타던 마량입니다.
물가상에 살감시가 지천이던데...
야외음악당입니다...


제방기준 초입입니다.
또다시 전을 벌렸읍니다.



발앞땟장엔 청태가 심하고 연에 붙이면 삭은줄기가 많이걸리더군요.



상류중간쯤에서 연밭을 보며...

서산너머 빨간해가 지길레 찍었는데 안나오네요...입짓타이밍도 못맞추고 사진타이밍도 못마춘 출조였읍니다.



아직도 연잎이 푸르고 땟장색이 파란 남도엔 겨울이 멀더군요.

어느 시인의 시처럼 남자의 팔할이상이 바람이라 합니다.
그 바람이 그리워 길을 나섰는데 또다시 나서고픈 심정은 왜일까요.
낼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