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8일의 경호강 그리고 시천
벌써 팔월하고도 중순이 훌쩍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시즌은 종반으로 치닫고있고 동해안지역을 제외하곤 가뭄과 폭염에 허덕이는 형국으로 은어터마다 곡소리나는 소식만 전해져 옵니다.
특히나 섬진강과 경호강의 침체는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요즘입니다.
여러사람들과의 낚시도 중요하지만 전국은어터중 불황이 유독심한곳을 둘러보려고 시간을 가늠해보지만 여의치가 않습니다.
잊혀진 은어터도 그렇고 새로운 은어터역시 상황이 더 안좋기에 이렇다 저렇다 조행기 쓰기도 뭐한 형국입니다.
토요일은 오랜만에 경호강 출조길에 나섰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진안에 들러 씨은어를 확보하고 느즈막히 가는 수순이 되었겠지만 전날 낚시한 조우님이 씨은어를 건사해뒀다길레 바로 경호강으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황강도 가고싶고 그여타 은어터에도 족적을 남기지 못한터라 이생각 저생각하다보니 벌써 생초입니다.
씨은어 받아들고 합수로 향했습니다.
상황이 좋지 못하더군요.
대충 강을 일별하여 그나마 나아보이는곳에 우리집 짱을 세워두고 여기저기 대를 드리밀어 보지만 여울엔 피라미만 번쩍거릴뿐....
힘빠지더군요.
상류권엔 어느정도 낚시가 되는곳이 있다지만 경호강상황이 더욱 궁금해 하류로 내려오면서 강물을 점검해보니 영 아닙니다.
기존 포인트마다 그닥 낚시가능여부를 점검해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시천으로 향했지요.
가지고 있는 씨은어는 송본형님과 종규갑장이 분양해준 두마리 그마져도 숨만 붙어있는 형국입니다.
맘이 급해졌습니다.
서두르면 안됀다는걸 알면서도 일단 포인트다 생각되는곳으로 부지런히 들어가 숨만 붙어있는 은어로 낚시를 시작했답니다.
짧고 수심도 없는 짝막한 여울인데 돌마다 은어를 들어넣으며 한마리만 걸려라 내심 기도하는 맘이었답니다.
우리집팀장은 이미 씨은어가 맛이간 상태라 어찌할줄 모르는것 같아 봉돌을 물리라 했더니 그럭저럭 대를 잡고는 있지만 거지반 포기하고 있어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더군요.
워낚 마리수가 없는곳이라 훌치기 쉽지 않겠고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하긴 너무 이른시간이라 진땀나는 시간이 흐르던중 요행히 한마리 채인것이 당황했는지 떨구고 말았습니다.
분명 번쩍하고 공격을 받고 얼크러진것을 보고 대를 세웠는데 워낚 수심이 없고 돌이 많아 번쩍이며 여울을 헤집는 은어를 오랜만에 본터라 ....
그후로 봉돌물려 다시한번 공격을 받았지만 또다시 떨궜습니다.
이미 숨이 끊어진 은어에 봉돌물려 돌맹이 하나씩 찍어가던중 하류에서 낚시하시던 정기나무님이 올라오시길레 씨은어를 부탁하니 은어를 전부 부워주시며 나중에 태화아우에게 인계하라고 하시더군요.
아마도 포인트 이동하면서 태화아우와 같이 있는 저에게 은어를 인계하고 움직이려 하신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팔팔한 씨은어로 댓마리 손맛보고 여울 아랫머리로 상당한 시간을 탐색하며 한참을 낚시하다 안식구가 걱정되어 다시 상류로 올라왔답니다.
코줄한번 나가고 메탈하나 터졌다고 하면서 오랜만에 맛보는 손맛에 한참 장광연설을 하더군요.
바빠서 채비점검을 안한지 상당히 되었는데 미안터군요. 하지만 큰씨알 잡았다고 몇쎈티나 되냐고 물어보더이다..ㅎㅎ
다행이었습니다. 손맛보걸로 만족하고 태화아우가 준비해준 돌삽겹구이에 한참을 즐겁게 보내다 단성에 돌아왔습니다.
씨은어쉼터에 약간 색깔이 바랜 녀석이 두마리 있더군요.
씨은어를 채워놓고 너무 피곤해서 바로 식사하고 정신없이 골아떨어졌습니다.
아침일찍 기상해서 전날 조우님들이 낚시하던 포인트로 출조지를 정하고 시천으로 오는데 좀더 상류로 탐색하길 권하길레 한시간반정도를 할애하며 새로운 포인트를 답사해보았는데 안식구는 두마리 저는 달랑 한마리 걸고는 대를 접었습니다.
제가 상류로 향하고 하류로 안식구를 보내려고 하였는데 경사가 급해보여 제가 하류로 내려섰는바 저역시 코줄하나 날리고 대접었지요.
좀더 하류로 내려와 잠시 알려진 포인트에서 낚시해서 안식구가 예닐곱수 제가 예닐곱수 한후 대를 접었습니다.
점심은 정기나무님과 진주 이상호님내외와 같이하고 저희는 하류를 잠시 탐색하고 전주로 돌아왔습니다.
낚시시간은 짧지만 상당한 이동거리 덕분인지 다리에 알이 박혔네요.
정숙한 낚시하고는 거리가 먼 저지만 덕천강낚시에선 꼬랑지 내리고 겁나 정숙한 낚시를 해서인지 더 발이 아프더군요.
ㅎㅎ
은어에겐 역시 물이 중요함을 또한번 느끼고 왔습니다.
방류은어일망정 그런대로 물이 괜찮으니 정말은어답게 공격하고 치고 달리는 힘또한 나무랄때 없었습니다.
물이 적고 물골이 좁은곳에서 정숙한 낚시가 중요하다는걸 또다시 느꼈구요.
그나저나 낚시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은어단도리를 해버렸습니다.
헤라에 씨은어를 남겨놓고 왔어야 하는데 ..... 아쉽네요.
담주엔 진안산 은어라도 좀 채워놔야 하는데 토요일이 제생일이라 팀장님이 특별휴가를 주시네요.
남해에 태풍온다는데 아마도 무늬애깅하러 가야 할듯 싶습니다.
한주동안 열심히 일하고 다가오는 주말엔 막바지 은어낚시를 기분좋게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현재 그나마 용담이 나아보이고 황강도 어느정도는 손맛을 본다는전언입니다만 그닥 마리수가 많지 않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