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다시 밤재터널을 지나 산동으로 내려서는데 앞에 보이는 지리산 능선으로 구름이 장관입니다.
어릴쩍 그산속을 무던히도 헤매고 다녔던 때가 있었읍니다.
그때도 역시 홀로였읍니다.
눈덮인 지리산은 한적해서 좋았고 가을 낙엽속 비박지에서 바라본 투명한 하늘에 성큼다가오던 별빛들
...
이야기가 곁으로 새고 있네요. 죄송... 이왕샌거 아예 삼천포로 가봅니다.
사실 섬진강이 좋습니다.
요즘은 주객이 전도되어 은어가 쬐끔더 좋아지려고 하지만 사실 전 서른살 이후로 결혼후에 지리산에 가는 대신 섬진강에 와서 지리산을 바라보는 재미로 해마다 이 섬진강을 찾기 시작했읍니다.
아마도 지리산에 있는 골짝골짝은 주요 골짜기 지류골짜기 해서 안올라본 골짜기가 없을 정도로 무던히도 지리산을 좋아했기에 멀리서나마 그 추억을 떠올리고자 해서인지 모르겠읍니다.
그렇게 십수년이 흘렀나 봅니다.
이젠 지리산을 보는 대신 섬진강 여울여울 마다에 추억을 흘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가끔 섬진강 생각을 하다 살픗 미소가 입가에 흐르는걸 느낀답니다.
얼른 정색을 하긴 하지만...
섬진강에서 요즘 은어낚시를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궁금해서 물어보곤 합니다. 대체 어떤 낚시인가하고...
저역시 그중에 한사람이었읍니다.
처음에 구례 반도낚시에서 은어대를 살려고 맘먹고 은어대 가격이 어느정도인지 한번 보자고 했더니
없는 것인지... 그냥 비싸다고만 하시더군요. 한 십몇년쯤 되었나 봅니다.
1994년에 김근회님의 은어낚시일기 초판본이 나왔길레 달달 외어 숙지하고 다시금 은어낚시에 도전하고자 노력했지만 루트를 알길이 없었읍니다. 그때는 인터넷이 생기기 전이라서...
포기하고 살던중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저는 울진 반도낚시의 문을 두드리고서야 은어낚시가 어떤것인지 알기 시작했읍니다. 그전에 몇번 은어낚시를 해본적은 있읍니다만 그때는 전용대도 아니었고 낚시점에서 꾸려준 채비 몇번흘려보다 괜한 씨은어만 고생시키고 심드렁하던... 그렇게 세월만 보내다
은어낚시에 입문해게된데는 울진 반도낚시사장님의 싸이트가 많은 되움이 되었기에 대회때 뵌
사장님이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어쨋든 어렵게 시작했고 어렵게 하나하나 채득해나가고 있지만 뒤에 시작하시는분들이 어렵지 않게
접할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혹여 궁금한 일이 생기거든 주저말고 전화나 글 남겨 주시면 물어서라도...
느즈막히 남도대교에 도착하니 다이와정공 직원분들과 이운 운영자님이 대를 놀리고 계시더군요.
멀리서나마 수인사를 나누고 중간여울에서 씨은어를 투입했지만.... 없더군요.
씨은어만 지쳐가고 용수씨가 깊은 여울에서 낚시중이길레 대를 접고 다가서서 낚시잘되냐고 물어봤지만 역시 신통치 않은 모양입니다.
전날 대회여파가 심했던 모양입니다.
상부여울부터 중간여울 하부의 깊은여울까지 탐색했지만 열댓수에 그쳤읍니다.
또다시 대를 부러트린 용수님은 지금 낚시중인가 모르겠읍니다. 메탈채비중 가장 굵은 0.3호 채비에 제가 쓰던 데자이와를 써보라고(부려트려도 괜찮으니)맡기고 채비하는것을 조금 일러주고는 일곱시가 다되어 대를접고 운영자님들 얼굴도 못뵈고 모임이 있어 올라와야 했읍니다.
이틀동안 한번도 애러가 나지 않은 메탈라인이 듬직한 하루였고 급수심대에서 씨은어가 회수가 안돼어
줄을 잡아당기니 메탈이 안나가고 줌줄이 나가는걸 보고 메탈의 강인함에 다시금 신뢰가 생기더군요.
연이틀 강변에서 좋은사람들과 좋은 추억 즐거웠구요. 수고하신 운영자님 고생하셨읍니다.
담주에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