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강가에서 흐르는 물소리에 취해 있다 구월이 되어서야 한켠에 쳐박혀둔 붕어대를 챙겨들고 매주 빠짐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읍니다.
공간님들이 그리워 같이 하기도 해보고 홀로 조행길을 이어보기도한 한달이었읍니다.
그간 못보았던 손맛을 달래기에 충분한 입짓도 보았고 밤새도록 한번의 미동도 없는 찌를 바라보며 이생각 저생각 잠길때도 있었지요.
그간 잊혀졌던 나의 조심도 함께 활활 타올랐나 봅니다.
옥수수 슬로프낚시.
상당히 피곤하긴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는 낚시더군요.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곳에서 옥수수슬로프낚시는 득보다 실이 많음을 깨닭았던 지난 한달이었읍니다.
무자게 나가는 목줄과 바닥안착이 되지 않을것만 같은 상황에서 하루저녁 많게는 세마리도 올려보고 꽝도 쳐보고 키스가 잡아주기도(?)하고....
지난 금요일 느즈막히 길을 나섰읍니다.
도착해서 대피고 있는데 쏘가리님과 이박사님이 오시더군요.
바닥읽기에 실패하고 어렵사리 대를 대충 심어둘수밖에 없었읍니다.
좌측으로 부터 사공 사이 사삼 사팔 사팔 이렇게 다섯대를 펴두고 입짓을 기다렸읍니다.
사팔대 한대는 좁쌀봉돌채비였고 한대는 대물채비 그대로 ....
새벽 두시경 사팔대의 찌가 깜박거리는 것을 보고 손잡이대 두손으로 부여잡고 지둘렸답니다.
깜빡 깜빡 두세번의 입짓후 찌가 천천히 수면으로 내려앉더군요.
사실 전에도 이러한 입짓을 두번정도 경험하였기에 두손을 풀지않고 찌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대로 천천히 오르는 찌오름...
정점에 이르기전 그대로 강력한 챔질을 하였읍니다.
바닥깊은곳에서 느껴지는 대물의 몸짓은 진득하지만 섯불리 다룰수 없는 두려움으로 순식간에 다가서더군요.
순간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더라구요.
꾼으로서.....
암튼 최대한 버티고 서서 온몸을 재껴가며 일차관문 수초지역을 통과하고 묵직하게 달려오는 무게감에 잠시 정신을 놨나봅니다.
앞받침대 주걱부위에 줄이 걸려있음을 뒤늦게 나마 알아채고 잠시 잠깐 망서렸읍니다.
이대로 느꾸어 주자니 좁쌀봉돌에 걸려있는 바늘이 빠져버릴것이고 그대로 들어올리자니 수면으로 들어올릴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고....
찰라지간이지만 잘못된 판단을 하고 말았읍니다.
머리만 떠있는 붕어를 대를믿고 그대로 조금더 들어 올리려는 순간 몸부림치던 붕어는 사라지고 허공을 가르는 허탈감이 몰려오더군요.
그대로 밤이 가고 새벽안개를 헤치며 귀로에 올랐답니다.
낚시점에서 파는 좁쌀봉돌채비를 그대로 썼던것이 화근이었던것 같지만 실제론 낚시를 대하는 저의 자세가 문제였읍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조행이 나날이 늘고 있고 대충 얼렁뚱땅하는 .....
이것저것 잔뜩 어질러논 낚시채비를 바라보노라니 이제 정리하고 침잠할 때라는것 좀더 관망하는 자세로 붕어를 볼때가 된것이라걸 느낍니다.
토요일은 집식구와 방파제에가서 애깅 일요일 역시 야미도에서 애깅을 하였읍니다.
사람 많더군요. 짜증도 나구요.
낚시에 대해 조금 너그러워 지기로 했읍니다,
십년만에 받아본 입짓에 만족하자고 그냥 나의 영원한 조우인 안식구와 심심풀이 삼아서 즐기자고....
이제 공간도 새로운 변혁기에 접어들었나 봅니다.
모조록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환절기에 감기걸린 뜬쇠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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