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이랍니다. 철모르는 어린시절엔 무척이나 기다리던 설날인데 이모저모 마음쓰이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충 얼렁뚱당 지내다 살짜기 낚시할 시간이 나면 도망가리라 미리미리 맘먹고 주위에 눈을 돌려 태클방지를 위해 머리를 굴려봅니다.
일단 가화만사성이니 처가집에 배도 한박스보내고 용돈도 두둑하니 넣어드리고...
토요일 아침에 문밖을 나서니 눈이 많이 내렸읍니다. 전날 용대지에서 날샌사람덜 살아있나 전화도 한번 해보고 모자란 채비도 천천히 준비해서 주위순시를 나서봅니다. 가까운 소류지부터 .... 더운김나게 제방까지 올라가 보니 반절은 결빙에 물색은 명경지수입니다. 그래도 한대 심어놓고 담배몇대.... 또다시 더운짐나게 딴 저수지로 이동 ... 여긴 물색을 논할 일이 아닙니다. 물쫙 빼버렸네요... 그후로도 물색맑음 아니면 물없음이 이어집니다.
담날 느즈막히 낚시짐을 울러메고 일단 호남고속도로에 올라섭니다. 갈곳도 없고 오라는데도 없지만 그래도 물냄새 맡고 와야되니 어쩝니까. 가다가 혹여해서 오름형님께 전화를 드리니 길거리 방죽에서 작은붕어님이랑 천지붕어님이랑 재미지게 낚시하시고 계신다 합니다.
멀리서 보니 저렇게 옹기종기 모여서 열심히들 들이대고 계십니다. 무자게 단란한 한때를 보내는 걸로 보여져 발걸음이 겁나 바빠집니다.
근디 다가서 분위기를 보니 붕어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땜시 겁나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일딴 커피한잔씩 마신후 대를 펼까말까 고민하다가 맹탕에 몇대 심어두고 찌보기를 시작해보지만 역시 아무런 조짐도 없습니다.
펴다보니 다섯대나 폈네요.
현재 낚시대는 제일 많이 펴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중입니다. 아싸???
요즘 월척에 마리수에 천지를 거지반 쓸고 다니는 천지붕어님입니다.. 회원님덜은 잘 안보이겠지만 무지 거만한 표정으로다 찌보는 중입니다. 한해 건강하고 하는일마다 대박나시길 바랍니다.